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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이야기 (기원, 의미, 종류)

by diary9412 2025. 1. 27.

순대의 기원 

순대는 돼지의 창자 속에 고기, 두부, 숙주나물, 파, 선지, 당면, 표고버섯 따위를 이겨서 양념을 하여 넣고 양쪽 끝을 동여매고 삶아 익힌 음식을 말합니다.

순대의 기원은 몽골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齊民要術]이라는 중국 고서에는 양의 피와 양고기를 다른 재료와 함께 양의 창자에 넣어 삶아 먹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몽골의 칭기즈칸은 대륙 정복 시에 돼지의 창자에 쌀과 야채의 혼합물을 말리거나 냉동하여 휴대하였는데 편리한 휴대성으로 인해 전쟁터에서 군량미 대신 전시음식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여 세계를 정복하는데 한몫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볼 때 순대의 시초가 몽골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순대는 만주어로 순대를 가리키는 셍지 두하(senggi-duha)에서 나왔다. 순은 피를 뜻하는 셍지에서 나왔고 대는 창자를 뜻하는 두하가 변형된 것입니다. 만주에서는 수시로 양의 젖을 짜서 술과 유제품을 만들어 식량으로 확보했고, 젖을 짤 수 없는 겨울에는 고기를 주식으로 했습니다.
가축을 도살하면 고기뿐 아니라 내장과 뼈, 피, 가죽까지 알뜰하게 이용, 사냥꾼들이 겨울에 멧돼지나 산짐승을 잡아 마을로 내려오다가 눈이 많이 내리거나 사고가 발생할 시 잡은 짐승을 팔아야 하므로 고기는 먹지 않고 내장 안에 약간의 고기와 피를 넣어 삶아 먹었다고도 합니다.

당시의 순대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접하는 당면 순대가 아니라, 피를 주재료로 사용한 ‘피순대’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돼지 피에 각종 곡물과 채소, 양념을 넣어 만든 피순대는 영양가가 높고 든든한 음식으로, 조선 후기 농촌 지역에서 생계와 직결된 중요한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피순대는 오늘날 북한 지역에서 여전히 전통적인 형태로 즐겨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통문화 속 순대의 의미

한국의 순대는 북쪽의 함경도로부터 남쪽의 제주도까지 전국에 걸쳐 분포되어 있습니다. 지역마다 먹는 방법과 만드는 방법에 특색이 있으며 대중적인 음식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순대 속은 가축의 혈액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순대는 철분의 공급원이 됩니다.
순대는 돼지의 부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서민 음식이다 보니 전국 각 지역에서 만들어져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만들어진 지역마다 그 지역의 풍토와 생산되는 재료를 첨가해 순대를 만들어 평안도와 함경도의 아바이순대, 충청도의 병천순대, 용인의 백암순대, 담양의 암뽕순대 등 다양한 종류와 맛의 순대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1. 지역별 순대의 특징
- 평안도와 함경도: 북한 지역에서는 피순대가 주를 이루며, 찹쌀, 돼지 피, 그리고 간, 허파 등 내장 부위를 속재료로 사용합니다.
- 충청도와 전라도: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서는 쌀과 당면을 섞어 넣은 순대가 발달했습니다.
- 서울과 경기도: 현대화된 순대의 중심지로,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당면 순대가 주류를 이룹니다.

순대의 지역별 종류

 아바이 순대(강원도 속초)

강원도 속초시의 청호동에는 실향민 마을인 아바이마을이 있습니다. 아바이는 함경도 말로 아버지란 뜻인데 돼지의 대창(큰 장자)을 이용해 순대를 만듭니다. 돼지 한 마리를 잡았을 때 소창(작은 창자)은 한없이 나오지만 대창은 기껏해야 50cm에서 1m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데 이 대창을 이용해 만들었기에 귀하고 좋은 것이라는 뜻의 '아바이'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함경도 출신들을 아바이로 부르고 있어서 그 고장 향토순대음식을 호칭합니다.

함경도 순대 중에는 아바이순대 외에 명태순대, 오징어순대가 있습니다.
 
병천순대(충남 천안)

오창맛집 황소고집이 자리한 충청도의 병천에도 병천순대가 유명합니다.  충청도 병천은 유관순 열사의 3.1 운동으로 유명한 아우내 장터가 있는 곳으로 병천순대가 알려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한국전쟁 후 이곳 병천에 햄 공장이 들어오면서부터라고 합니다.
돼지의 큰창자를 쓰는 함경도 아바이순대와 달리, 병천순대는 작은창자를 써서 돼지 특유의 누린내가 적습니다. 잘 손질한 소창에 배추, 양배추, 당면 등을 넣어 만든 야채순대는 담백하고 쫄깃한 맛으로 수십 년 전부터 아우내장터를 찾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가 되었습니다.
 
 순대는 단순한 음식 그 이상으로,  한반도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깊이 담고 있는 음식으로, 지역적 특성과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과거의 피순대에서 현대의 당면 순대, 그리고 글로벌 퓨전 요리로 변모한 순대는 단순한 음식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날 순대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음식으로, 그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발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은 후, 길거리에서 혹은 집에서 순대를 즐기며 그 깊은 역사와 맛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